Essay

욕심

trytocloud 2010. 2. 28. 17:59

 늦게 대학가는 사람이 대학에 적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나이를 말하고 그냥 잘 어우러지면 된다. 자신을 대접해주기를 바라지 않고 신입생으로서의 자세를 유지한다면 적응은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늦게 대학을 가는 사람이 자신과 스무살을 동일시 할 경우이다. 똑같은 친구였으면 하는 생각으로 어리게 행동하는 무리수를 두게 된다. 하지만 사실 똑같은 친구이진 않다. 그리고 자신 역시 스무살과 자신을 완전히 동일시하지는 못한다.
 나이를 먼저 말하지 않고 스무살들의 분위기와 감정, 문화에 급속도로 동화되면서 행복해하는 것이 늦게 대학 가는 이의 이기심은 아닌가. 당장 자신은 즐거울진 몰라도 상대방이 나중에 동갑이 아님을 알게 되었을 때의 당혹감을 생각해보면 과연 좋기만 한 일일까.

 이러한 처신에서의 고민은 욕심에서 발생하기 마련이다. 스물두살의 나잇값을 해서 좀 어린 행동도 덜하고 성숙해지고 싶은 욕심과 가져본 적이 없는 스무살의 풋풋한 어린 행동들을 만끽하고 싶은 욕심이 함께 겹쳐지면 선택할 수 없는 미로에 빠진다.

 같은 신입생이기에 나이 많음의 권위를 내세우는 일은 없어야 하지만, 어떤 상황에 있어서 일을 처리할 때 폐를 끼치지 말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동갑 사이에도 성숙한 친구들이 있듯이 그냥 성숙한 편안한 언니로 남는 것이 낫다. 자신이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 스무살과 동질감을 느끼고 급속하게 동화되는 것은 관계 없지만, 자신이 의식하면서도 그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는 되돌아 볼 필요성이 있다.